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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례-이순신과 패자부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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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4-10-20 11:31 조회7,65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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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자는 율곡의 가까운 인척이죠? 더구나 좌의정 유성룡과는 어릴 적부터 친한 친구였으니 그 후광으로 절도사에 임명된 거 아닙니까? 이야말로 전형적인 정실 인사요, 낙하산 인사지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후보자는 자신이 맡은 수군만호부의 군수물자 관리 부실로 파직을 당했지요? 부당이익은 얼마나 챙겼지요? 도대체 군 관리는 할 수 있겠습니까?”(이는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음)
위의 대화는 이순신 청문회의 가상현실이다. 요즘 극장가에서는 영화 <명량>이 연일 흥행기록을 세우며 화제다. 폭발적 반응 때문에 이른바 이순신 마케팅이 여기저기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입으로는 이순신을 떠들면서도 정작 이순신이라는 명장이 어떻게 탄생했는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궁금증을 가지고 고민하지 않는 듯하다.
임진왜란 이전 이순신의 삶은 승리자는커녕 청렴하지만 고집불통이고, 똑똑할지는 모르나 실적은 변변치 않은 별 볼 일 없는 무장 중 한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성룡이라는 절친의 적극적 후원과 선조의 초기 지원이 없었다면 전라좌수영을 지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현재의 내우외환 상황은 여러 면에서 임진왜란 당시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밖을 보자. ‘과기흥무’(科技興貿)로 인적, 물적 투자를 과학기술에 집중하여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기업을 위협하는 중국과 미국의 지원하에 강군화를 추진하여 군사패권을 회복하려 노력하고 있는 일본, 여기에 이미 상당한 수준의 핵무기를 확보한 것으로 보이는 북한까지 가담하여 동북아 전체의 정세는 한 치 앞을 예상하기 힘들다. 세월호 사건에 군부대 인권유린 사태까지 겹치며 전 국민을 고통에 빠지게 하고 있다. 위기의 상황에서 모든 국민은 이순신과 같이 국난을 극복할 수 있는 리더가 나타나기를 염원하고 있다.
하지만 냉정히 말해서 현재의 정치권은 이순신을 등용한 조선 중기보다도 못한 것은 아닐까? 미래를 위한 능력 검토는 아랑곳하지 않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과거의 잘못과 실수를 들추어낸다면 어떻게 이순신 같은 인재를 등용할 수 있을까? 때문에 오늘의 우리 청문회 잣대로는 결코 이순신이 전라좌수사로 임명동의를 받지 못했을 것이다. 오히려 쏟아지는 인격 모독 속에 끝내는 낙마하고 씁쓸히 귀향길을 떠났을 것이다.
국가의 인재들이 이렇게 낭비되어서는 안 된다. 사회적 분위기의 변화가 절실하다. 정치권, 언론 아니 전 국민이 함께 이와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한다. 과거의 실수와 잘못에 대한 비난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용서와 관용은 훨씬 힘든 고통과 인내를 요구한다. 하지만 어렵더라도 또 당장은 상대의 잘못이 눈에 보이더라도 이순신 같은 패자부활전의 기회를 줄 수 있어야 한다. 2323승이라는 그의 업적은 수많은 좌절과 실패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그에게 수차례 기회를 부여해준 지도자의 결단, 그리고 힘든 노역에도 묵묵히 보조해준 백성들의 지지에서 탄생한 것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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